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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육사의 시. 교목

푸른하늘김 2020. 2. 14. 18:48

교목(喬木) - 이육사

 

푸른 하늘에 닿을 듯이

세월에 불타고 우뚝 남아서서

차라리 봄도 꽃피진 말아라.

 

낡은 거미집 휘두르고

끝없는 꿈길에 혼자 설레이는

마음은 아예 뉘우침 아니라.

 

검은 그림자 쓸쓸하면

마침내 호수 속 깊이 거꾸러져

차마 바람도 흔들진 못해라.

 

*대단한 결기가 느껴지는 시다. 광야에서 목놓아 외치는 선지자의 모습이 그려진다. 교목은 육사 자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