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하늘김 2019. 12. 16. 20:29

스몸비/김수형

 

옛날엔 지구를 사각이라 생각했지 

배 타고 한번 가면 돌아오지 못하는 

네모난 스마트폰처럼 

세상 끝은 낭떠러지 

 

액정화면 속에는 친구들이 생성되고 

손끝으로 휙휙 넘기는 아프리카 난민 소식 

엄마의 안부 전화는 

무음으로 진동한다 

 

만날 일 없는 세상, 꽃은 또 피고 지고 

깜빡이는 불빛 따라 길 위에서 길을 잃지 

오늘도 비좁은 감방 

긴 휴식을 취한다 

 

※스몸비: 스마트폰(smart phone)과 좀비(zombie)의 합성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