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긍선 선생
[한국기독역사여행-믿음의 원정대] 거지들의 아버지 오긍선
오긍선(1878~1963)은 서재필에 이은 두 번째 미국 의학박사다. 배재학교와 세브란스의전을 졸업하고 미국 루이빌의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똑똑한 청년을 눈여겨본 컬럼비아의대 출신 조선 의료선교사 존 알렉산더(1875~1929)가 유학을 주선한 것이다.
오긍선은 미국 유학 생활을 하면서 신앙이 더 깊어졌다. 이런 그를 미국 남장로회 조선선교부가 조선에 선교사로 파송했다. 역파송 선교사인 셈이다.
오긍선은 군산 광주 목포 야소병원에서 일했다. 그리고 모교 세브란스의원 병원으로 파송됐다. 이때 남대문시장(칠패시장) 거지 소년들을 목격하게 되는데 흑백사진이 바로 구걸 소년들이다.
오긍선은 남대문교회(세브란스의전 교회) 김병찬 장로와 구제에 나섰고 김병찬 오긍선 집에서 이들을 양육했다.
구걸 소년들은 오긍선을 아버지, 삼촌 등으로 불렀다.
그리고 당시 민족주의계열 상동파(상동교회) 사람들과 함께 서대문 옥천동 언더우드 땅을 할애 받아 경성보육원을 세웠다. 조선인에 의한 근대식고아원의 시작이었다.
그 고아원은 일제강점기 안양천변 안양동(현 안양시)으로 옮겼고 지금은 그의 아호를 딴 해관재단 '좋은집'으로 운영되고 있다.
오긍선은 100% 조선학생으로 구성된 세브란스의전을 지키기 위해 총독부 교육당국에 협조하면서 친일을 하게 된다. 미국을 적국으로 삼았던 일제강점기 말년 미국 선교사들을 다 내쫓으니 후원이 끊기고 학교 운영이 불가해 그런 것으로 보인다. 재평가되어야 할 부분이 아닌가 싶다.
사진설명: 아이들과 있는 흑백사진 맨 뒷줄 오른쪽이 오긍선, 왼쪽이 김병찬 장로. 흑백 교회사진은 당시의 상동교회(80년대 새로나백화점이 있던 敎商복합건물로 현재도 교상건물이다). 칼라 사진은 지난 여름 찍은 상동교회 뒤편 남대문시장 통로다.
국민일보 전정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