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 맛있게 먹는 법
과일 맛있게 먹는 법.
이제 날씨가 점점 더워짐에 따라 시원한 과일을 많이 찾게 될 텐데요. 필자가 이곳 벌교에 와서 처음으로 취직한 곳이 토마토농장이었습니다.
제법 규모가 큰 유리온실이었지요. 성인이 되어 처음으로 직장에 취직했지요. 제 멋대로 살고 싶고 구애받고 싶지도 않아서 건설현장을 전전하며 만화도 그리고 글도 쓰고 공부하며 약초연구를 했지요. 볼 일을 마음대로 편하게 보고 싶기 때문이었지요.
때문에 알바가 아닌 정식직업은 갖지 못했다고 봐야죠. 만화가, 소설가, 약초연구가 등등 나름대로 자유스런 직업에 종사했지요. 그래서인지 유리온실에서의 직장생활은 신선했고 나름대로 재미가 있었습니다. 덕분에 그동안 무심코 넘겼던 중요한 사실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토마토는 어릴 적부터 무척 좋아했지요. 저를 키워주셨던 할머님은 때가 되면 토마토를 사다 먹이곤 했지요. 워낙 좋아하니 아예 텃밭에 심어주기까지 했습니다. 토마토가 익을 때마다 따서 먹는 재미도 쏠쏠했고요. 헌데 그동안 잘못 알고 있었던 상식이 있었습니다.
토마토를 좋아하다보니 틈이 나는대로 따서 먹곤 했는데요. 특히 약간 설익은 풋토마토를 많이 먹었습니다. 나중에는 입안이 헐더군요. 이도 시고 입안이 헐어서 결국은 따서 먹지 않게 되더군요. 그러다 사장님 내외분과 함께 출장을 가게 되었는데요. 사장님께 사모님께서 작은 토마토를 자꾸 주시더라고요. 김 사장님은 넙죽넙죽 받아 드시고요. 저는 속으로 생각했지요.
'저렇게 많이 드시면 입안이 헐 텐데..'
사모님은 저에게도 먹으라 권하셨지만 몇 번 정중히 거절하다 마지못해 하나를 먹었지요. 헌데 너무 맛있었어요. 작기도 했지만 그렇게 새콤달콤한 토마토는 평생에 처음이었습니다. 사장님이 그러시더군요.
"설익은 것은 산이 있어 입안이 헐어요. 작고 잘 익은 것이 맛있어요."
그 이후로 토마토를 제대로 먹는 법을 배우게 되었지요. 흔히 과일은 크고 신선해야 맛있는 줄 압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대부분의 과일이 설익은 채로 유통되기 때문입니다. 제대로 완숙이 되면 그 다음은 썩는 과정이 진행됩니다. 설익은 것을 따야 유통과정의 시간을 거치고 판매의 시간을 벌 수가 있지요. 그날 들여온 과일을 그날 다 판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여 설익은 것을 따는 것입니다.
잘 익고 금방 부패가 진행되는 바나나를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또 밀감도 마찬가지고요. 과일은 완숙이 되면 부패가 진행되도록 자연적 설계가 되어 있습니다. 헌데 말입니다. 이때가 실은 가장 맛이 있을 때고 영양소도 최고조에 이릅니다. 그런 이유로 새들이 잘 익은 감이나 사과, 배 등을 파먹는 것입니다. 새들은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것이죠.
모든 과일은 제대로 익었을 때 먹어야 부작용이 없습니다. 설익은 과일은 신맛이 나는데 바로 초산이지요. 특히 자두나 살구가 많이 시어 생각만으로도 입안에 침샘이 고이고 미간이 절로 찌푸려지지요. 허나 완숙이 제대로 된 것은 달고 달지요.
초산은 과일이 자신을 보호하고자하는 방어막입니다. 종자의 발아를 돕기 위해 완숙의 과정을 거치며 그 영양소를 씨앗에게 주어 발아를 돕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씨앗의 발아를 방해하는 타 종류에게는 독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초산을 많이 먹으면 신맛 때문에 인상이 찌푸려지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체내에서 독으로 작용을 한다는 겁니다.
신물이 넘어 오고 소화를 방해하거나 또는 배탈을 유발하여 설사를 하게 만들기도 하지요. 배탈이야 물총을 시원하게 쏘면 그만이지만 위장과 간장에 부담을 주기도 하며 때로는 치명타를 줄 수도 있습니다. 또 상습적이 되면 건강보다는 초산의 독에 중독이 되어 노화가 더 빨리 진행될 수도 있습니다.
과일을 사면 바로 드시거나 냉장고에 넣지 마시고 어느 정도 숙성이 될 때까지 그늘에 놓았다가 완숙이 되면 그때 냉장고에 넣고 드세요. 그리해도 일주일은 갑니다.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하다는 이야깁니다.
완숙이 되지 않은 상태로 냉장보관을 하면 썩기는 해도 독성은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무조건 냉장고에 넣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초산(독성)이 숙성의 과정을 거치면서 단맛이 나는 제대로 된 과일이 될 때까지 냉장보관을 하지 말라는 겁니다.
잘 익은 과일은 저온에 있어야 오래 먹습니다.
흔히 저온숙성이라는 표현을 자주 쓰는데요.
효소균과 과일의 초산은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효소는 상온에서 숙성의 과정이 부패의 과정이 될 수 있으므로 저온이 좋고 초산의 분해는 영상의 온도가 되어야 제대로 분해가 되며 유해에서 이로움으로 탈바꿈하는 것입니다. 상온에서 껍질에 약간의 잔주름이 만들어진 사과나 토마토 그리고 약간 진한 색이 배어 있는 배를 드셔보세요. 달콤새콤 달달한 것이 꿀 못지 않습니다.
과일 속에 있는 당은 천연의 당이므로 당뇨에도 그리 큰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억지로 정재하고 화학처리를 한 설탕과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꿀도 천연의 당이지만 설탕을 피해갈 수 없는 것이 꿀을 채취하고 벌들이 먹을 것이 없으면 설탕을 넣어주기 때문입니다. 결국 벌들이 당뇨가 되어 그 성분을 도로 뱉어내게 됩니다. 다만 야생에서 자연적으로 채취한 꿀은 천연 당이기에 당뇨에 그리 큰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설탕 한 수저보다 더 좋지 않은 것이 흔히 즐기는 커피프림이고 골다공증, 골절, 암을 유발하는 것이 바로 우유입니다. 홀몬제를 투여하여 염증을 유발시켜 냉정히 따지면 고름액기스를 빼낸 것이 우리가 즐기는 현실 속의 우유입니다. 자연적으로 초원의 풀을 뜯어 먹고 생기는 우유와는 다르다는 겁니다.
과일을 이야기하다 잠시 엉뚱한 곳으로 샜네요.
과일. 제대로 익혀서 드세요.
천황성